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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지진과 그로 인한 피해가 일어났습니다.
뉴스를 보면서도 '과연 일본에..' 라는 생각과, '그래도 일본인데 설마 큰 피해는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커다란 재앙앞에 모든 생각들은 '기대'로만 끝나고 말았습니다.
연일 보도되는 내용은 새로운 피해, 발견된 사망자. 피해규모, 불안에 떠는 시민들의 표정, 그리고 원전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 등입니다. 그런 와중에 지진에 대한, 그리고 아픔에 대해 대처하는 그들의 시민의식이 보도된 내용이 있어 마음이 시큰합니다.
기사에 실렸던 한 대화장면입니다.
"오사키니(お先に·먼저 드시죠)", "아닙니다. 전 아직 괜찮습니다."
쓰나미가 덮치고 간 아키타현 아키타시의 그랑티아 아키타 호텔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기사의 내용을 소개하면,
정전으로 암흑으로 변한 호텔 로비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호텔 측이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숙박객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자 로비에 몰려 있던 숙박 예약객 50여 명은 조용히 줄을 서기 시작했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노약자들이 앞에 세워졌다. 암흑 속에 일렬의 줄이 생겼다. 순서를 다투는 모습은 일절 없었다. 잠시 후 호텔 측이 "정전으로 저녁을 제공할 수 없다"며 긴급용으로 우동 10그릇을 가져왔을 때다. 우동그릇을 향해 달려들기는커녕 너나 할 것 없이 다른 고객의 허기를 걱정하며 뒤로 뒤로 우동을 돌리는 '양보의 릴레이'가 이어졌다. 피해가 가장 컸던 미야기(宮城)·이와테(巖手)현을 비롯, 일본 전역에서 주인 없는 상점에서 약탈 행위가 있었다는 뉴스는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미야기현 북동부에 위치한 미나미산리쿠(南三陸) 연안 지역. 마을 대부분이 사라지고 화재로 검게 탄 숲의 흔적만 남아 있다. 쓰나미에 육지로 밀려온 선박은 선미가 하늘을 향한 채 거꾸로 땅에 박혀 있다.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역인 이곳에선 '실종자 1만 명' 소문까지 돈다. 그러나 고성이나 원성은 들리지 않는다. 피난소에 모인 100여 명의 주민들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빨리 복구가 되길 바랄 뿐"이라면서 "내일"을 말한다. 누구 탓도 하지 않는다. 모자라는 물과 담요를 나눠 쓰며 서로를 위로하는 감동적 장면들이 전파를 타고 있다.
참 감동적이면서도, 믿기 힘든 모습들인것 같습니다. 과연 이 엄청난 재난앞에서 우린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도대체 그들의 무엇이 생존앞에서도 양보와 인내를 가능하게 한 것일까 라는 생각까지 말입니다.
워낙 많은 지진과 재해가 있어왔던 이들이기에, 물론 위기에 대한 대처방법이나 준비성 등은 남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놀라울 만큼의 공동체 의식은 그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빼곤 이야기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일본인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재해에 관한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불어 남에게 피해를 안주는 그들만의 기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질'이 사실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라는 교육을 어릴적부터 받아왔기에 만들어 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주의로만 느껴졌던 부분들이 사실은 '배려'였다는... 그들의 배려심이 재난앞세어 공동체 의식을 끌어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인정하기 보다는 원천적인 감정이 더 많았던 일본, '정' 보다는 '골' 이 더 깊었던 일본.
하지만 분명 인정해야 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나눠야 할 부분도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모쪼록 더 이상의 아픔이 없기를..
하루라도 빨리 상처가 치유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