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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보여주는 우리사회의 모습.....

영화 괴물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수 많은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괴물이란 영화는 영화를 본 관객들마다 무척이나 다채로운 반응을 일으킬 수 있게끔 만든 영화란 생각이 듭니다. 
우선 괴물이란 영화는 기존의 한국영화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거기에 배우들의 열연역시도 감탄사를 절로 남발하게끔 만드는 환상적인 팀웍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그런 부분이 아닙니다. 이 영화가 아이들과 절대로 같이 보고 싶지 않은 영화라는 점입니다. 이는 영화에 잔인한 장면이 너무나 많아서도 아니고, 특별히 영화가 선정적이어서도 아닙니다. 윤리위에서 허용한 영화의 등급은 12세 관람가 였고, 실제로, 다수의 아이들이 영화를 관람하러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괴물이라는 영화속에는 우리 어른들은 너무나 당연해서 느끼지조차도 못하는 아이들에게만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어른들의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절대로 아이들과는 함께 보기 싫은 영확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은 여러 가지의 형태로 소개됩니다.  할아버지로 등장하는 변희봉님은 너무나 우리 사회의 관습에 잘 적응해 계신 시대를 여과없이 순응하며 살아온 분으로 묘사됩니다.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해도, 높은 분들이 하시는 일이라면 이유가 있을 거라며  체념하고, 취조하는 경찰의 손에 자연스럽게 만원짜리를 몇 장을 몰래 쥐어주며, 출입금지 지역을 관할하는 구청 직원에게는 아들의 동전통마저 꺼내어 쥐어주며 통과하는, 도움을 구할 사람을 찾으며 자연스럽게 \'내가 아는 사람의 사촌이 경찰인데...\' 등의 말을 옯조리고, 손녀딸을 구하기 위해 병원을 탈출하면서 흥신소로 보여지는 불법상인에게 도움을 청하고, 천 만원이 넘는 돈을 강탈당하면서도 묵묵히 참아 넘기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아버지 세대의 사고 방식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상과 다소 단절되어 혼자만의 세계를 살고 있는 듯한 큰 아들은 중학생 딸을 두었음에도 아버지 밑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별다는 회의를 갖지 않으며, 자신과 자신의 세계를 억압하는 힘에 물리적인 힘을 제외한 어떠한 대항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극 중에서 미군 의사가 큰 아들을 정신병자로 몰고 가기 위한 질문중에 \'왜 경찰이나 언론에 말하지 않았냐?\' 는 우리가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그 힘에 대한 가치에도 묵묵히 침묵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는 보통 사람의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운동권 출신의 작은 아들의 푸념처럼 민주화를 위해 싸웠지만 취직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이라는 말이 공허한 메아리임에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조카를 구하기 위해 병원을 탈주한 전국체전 양궁 동메달 리스트인 막내딸의 이야기가 \'약물에 빠진 신궁\' 이란 표현으로 스포츠 신문에 장식되는-실제 상황보다는 화제성 가십이 더욱 중요해 보이는-언론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능글능글한 경찰과 사건이 나면 언제나 -현실이라면 무조건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등장하는 군인들. 도대체 우리의 치안을 언제부터 군인이 지켰는지는 모르겟지만, 유독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면, 경찰력이 아닌 군인(아마 직업군인이 아닌 징집된 우리의 아들들일것입니다)을 동원하는 우리의 현실이 스쳐갑니다. 
 그리고 괴물의 원인이 되는 미군의 모습과 바이러스를 퇴치하겠다며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제기구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제적인 이 땅의  힘의 구조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속에서는 우리 사회와 우리 어른들의 현실에 대한 가슴아픈 패배감과 인정하기 싫은 부조리의 모습들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아이들과 절대로 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들이 이러한 현실을 절대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우리의 아이들은 이러한 현실이 잘못되었다고, 바꿔야 한다고 믿어줘야 합니다. 인정하는 순간 우리사회에 더 이상의 희망은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우리 기성세대는 반드시 반성하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바꾸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30대 후반의, 80년대 학번 출신이 틀림없어 보이는 한국에서 자란인물이란 의견에 도저히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드는 봉 준호 감독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이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모순적인 사회속에서는 괴물이 더 이상 괴물이 아닌 평범이나 보통이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준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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